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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용석 인터뷰] 미술관에 간 반도체 엔지니어…융합 교육의 길을 찾다
작성자 시스템담당 작성일 2019-09-17

[김용석 인터뷰] 미술관에 간 반도체 엔지니어…

융합 교육의 길을 찾다

글로벌 밸류체인은 단순하지 않다

첨단산업 현장의 경험이 풍부하기에 최근 현안부터 여쭤보겠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우리나라 첨단 산업에 어느 정도 피해를 줄까?

“대단히 걱정스럽다. 일본이 독한 마음을 먹고 본격적인 수출 규제를 하면 정말 우리 기업에 타격이 크다. 일본의 수출규제 대상인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은 반도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에 차질을 줄 핵심 소재다. 이 소재들은 일본의 세계 점유율이 90%에 육박할 정도로 일본이 아니면 공급 받을 곳이 마땅치 않다. 어느 국내 기업이 개발했고 테스트중 이라는 말도 들린다. 그렇지만 부품‧소재 개발에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소재는 원천기술과 함께 실패를 반복하면서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필요로 한다. 또한 실증화 과정을 통해서 상용화를 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 체계적으로 중장기 전략을 세워서 개발해야 한다.”

이번 기회가 기술 독립의 기회일 수도 있지 않을까.

“일본의 수출규제는 아픈 일이지만 우리에겐 절호의 기회이다. 그동안 너무 일본 의존도가 너무 컸다. 이제부터라도 국산화와 수입선 다변화를 해야 한다. 그러나 A에서 Z까지 모든 기술 분야에서 소재, 부품을 독립해 자급자족하겠다는 발상은 위험하다. 그렇게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많은 부품‧소재들 중에서, 핵심적인 것을 쥐어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가 1970년대 포니를 만들었지만 사실 ‘국산화’ 했다고 보기 어렵다. 엔진과 미션 등 핵심 부품은 미쓰비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1990년대에 독자 엔진을 개발하면서 비로소 기술 독립을 이뤘다. 엔진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반도체나 스마트폰 등 첨단 산업 분야도 핵심 기술을 쥐고 있으면 된다. 스마트폰을 예로 들면, 스마트폰에는 여러 시스템칩이 들어간다. 제일 중요한 게 통신용 모뎀칩과 어플리케이션을 구동하는 AP칩이다. 이 두 가지는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한다. 이 외에도 전력을 관리하는 PMIC, 화면 구동하는 LCD드라이버, 손가락을 인식하는 터치 관련 칩 등 많은 부품이 들어가지만 나머지 것들은 얼마든지 제일 좋은 것들을 사다 쓰면 된다.

그런 점에서 삼성이나 SK하이닉스가 메모리 사업 분야에서 멀티 벤더 전략을 일찍부터 세우지 못한 점은 아쉽다. 예를 들어 불산이 핵심 소재라면 적어도 A, B, C 3개 벤더는 가져갔어야 했다. 그 중에 10%라도 국산 벤더를 넣어 품질에 따라 공급 비율을 조정하면서 경쟁력을 키울 기회를 줬어야 한다. 중소기업 역량이 부족하면 자회사로라도 자체 확보 했어야 했다. 그런데 일본 제품이 품질도 좋고 가격도 잘 맞춰주니까 이런 대비를 하지 않은 것이다. 자체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면 가격 협상에서도 훨씬 유리해진다. 특정 벤더 의존도가 높으면 해당 벤더가 가격을 갑자기 올려도 속수무책이지만, 우리가 자체 공급률이 낮아도 대체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그런데 핵심 기술을 확보하면 100% 자급하면 되지 않나.

“삼성전자가 ‘애니콜’ 시절에 휴대전화의 핵심 부품인 통신용 모뎀칩을 개발하지 못해 애를 먹었던 적이 있다. 기지국에 들어가는 모뎀은 개발했는데, 휴대전화용 모뎀은 너무 어려웠다. 휴대용 이어서 저전력 기술이 가장 중요 했다. 기능, 성능을 모두 구현해도 전류 소모를 줄이는 것은 쉽지 않았다. 휴대전화에 넣기에는 치명적 단점이었다. 그래서 퀄컴의 칩을 사다 쓸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당시 천경준 삼성전자 통신연구소장이 10년 이상 소신껏 밀어붙여서 휴대전화용 모뎀칩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 자체 개발을 했으니 전량 우리 칩을 써도 되는데, 그 후에도 퀄컴의 모뎀칩을 계속 썼다. 수급 다변화의 목적도 있지만 타 업체의 칩을 함께 써야 내부에서 경쟁이 되고 기술 발전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언제든지 타사의 우수한 제품으로 교체될 수 있다는 내부의 위기의식이 있어야 끊임없이 기술 혁신을 이룰 수 있다.

자체적으로 통신 모뎀을 개발하기 전까지 퀄컴에 끌려 다니는 입장이었다.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을 시작하자 퀄컴이 압력을 넣기도 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워낙 큰 칩 구매력을 가지고 있는 휴대전화 생산업체여서 퀄컴이 양해한 측면도 있다. 지금은 5G 모뎀 칩도 삼성전자가 먼저 만들고 상용화까지 시켰다. 퀄컴과 계속 경쟁을 했기 때문에 이룬 성과다. 퀄컴이 망하면 삼성전자에게도 곤란하다. 제2, 제3의 퀄컴이 나와 주면 더 좋다. 글로벌 밸류체인이라는 것이 단순 분업 체계를 말하는 게 아니다.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고속성장은 모래 위에 집짓기…무너져도 기초가 된다

특허 문제로 곤란했던 적은 없나.

“삼성의 갤럭시S2, 노트1이 성공적으로 개발되면서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 소송전을 벌였다. 2011년 4월, 애플이 삼성전자가 자사의 디자인권과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시작되었고, 삼성은 삼성전자가 보유한 특허권 등을 기반으로 애플을 상대로 맞소송을 제기 했다. 결국 미국·한국·영국을 비롯해 세계 9국으로 확대된 소송전에서 일부는 애플이, 일부는 삼성이 승리했다. 그리고 2018년에 두 회사는 화해하고 모든 소송을 취하 하면서 7년간 끌어온 스마트폰 특허 전쟁을 끝냈다. 삼성은 통신 관련 특허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서 맞대응 했지만, 정말 큰 위기였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애플이 소송을 걸어왔기 때문에 삼성은 이득을 많이 봤다. 회사 내의 위기감은 기술 혁신에 더욱 가속도가 붙었고, 애플의 소송 덕분에 삼성의 지명도가 올라가면서 마케팅 효과를 본 셈이다. 아이폰 1강 체제가 갤럭시와의 2강 체제로 굳어졌다. 특허를 확보해 기업들을 공격하는 ‘특허 괴물’도 있기는 하지만, 기업에게 특허는 방어용 무기다. 최대한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공격용이 아니고 방어를 위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삼성전자의 통신 관련 특허가 빛을 낼 수 있었다. 삼성과 애플이 서로 자사의 특허권을 인정하는 ‘크로스 라이선싱’ 형태로 끝을 낼 수 있었다.”

위기가 기회가 됐다는 것인데.

“이번 일본과의 무역 갈등도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고속성장을 한다는 것은 사실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과 같다. 그러다 보니 성장의 그늘이 생기기 마련이고, 기초가 약하기 때문에 무너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위기는 기회로 삼으면 된다. 이번 갈등을 기초를 확고하게 다지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모두 다 하겠다는 욕심은 버리고 진짜 핵심을 골라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일본과의 무역 갈등이 있기 전 이재용 부회장은 비메모리 분야에 133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는데, 또 다른 선택과 집중인가.

“반도체 산업에는 D램, 낸드 등 메모리 분야가 있고 모뎀, AP, CPU, 그래픽카드, 이미지센서, 각종 IC 등 시스템칩을 만드는 비메모리 분야가 있다. 비메모리 분야는 다시 칩을 설계하는 팹리스와 설계를 받아 생산하는 파운드리로 나뉜다. 출판 과정을 예로 들면 기획을 하고 편집을 하는 출판사가 있고, 파일을 받아 인쇄만 하는 인쇄소가 있는데, 출판사가 팹리스고 인쇄소가 파운드리라고 보면 된다. 메모리 분야는 상대적으로 설계 능력보다 생산 능력이 더 중요한데 삼성전자의 생산 능력은 세계 1등이다. 단기적으로는 생산 능력을 활용한 파운드리사업에 승부를 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도 당장 동원할 수 있는 자기의 장점과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 이익을 내는 게 중요하다. 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 AI 등 시스템칩 수요가 늘기 때문에 팹리스 분야도 영역을 넓혀갈 것이다.

시스템칩 분야는 미국의 인텔(CPU), 퀄컴(통신), 엔비디아(그래픽카드), 일본의 소니(이미지센서) 등 미국과 일본이 강하다. 이들이 삼성전자의 도전을 경계하지는 않을까.

“장기적으로는 그럴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이들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진출을 반길 수도 있다. 파운드리는 대만 TSMC의 점유율이 높은데, 삼성전자가 경쟁에 뛰어들면 팹리스 업체들은 맡길 수 있는 파운드리가 늘어나게 되고, 개발 비용(NRE)을 줄일 수 있는 기회로 볼 것이다.”

파운드리 분야에서 한국의 업체들이 대만에 뒤쳐진 이유는 무엇인가?

“메모리 사업 선택과 집중의 결과일 뿐이지 기술력의 차이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시스템칩 성공 관건은 창의적 엔지니어 육성

시스템칩 분야 전망은 어떤가?

“물론 전망은 좋다. 그렇지만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 특히 설계인력 육성은 길게 보아야 한다. 메모리와 비메모리 분야는 기성복과 맞춤복으로 생각하면 된다. 메모리는 표준 사양에 따라 대량으로 생산하면 그걸 구매해 제품에 적용하는 형태다. 그래서 시장의 수급에 따라 가격이 출렁인다. 비메모리, 즉 시스템칩 분야는 각 제품의 기능과 모양에 맞게 제각각 설계를 해야 한다. 설계하는 과정에서 알고리즘도 들어가야 하고 어떤 기능은 소프트웨어로 구현하기도 한다. 이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세트(제품)에 적용시키는 과정에도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비싸게 받을 수밖에 없고 가격 변동도 거의 없는 고부가가치 상품이다. 시스템칩 설계 능력은 두뇌에서 나온다. 굉장한 실력이 필요하다. 오랜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에 금방 성과를 내기 어렵고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다. 모뎀, AP, 이미지센서 등 핵심 시스템칩들을 삼성전자가 이미 생산하고 있지만 이 역시 오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 결과다.”

결국 시스템칩 분야 성공 여부는 인재 양성일 텐데. 산업 현장에서 학교 교육에 대한 불만은 없나.

“내가 요즘 수영을 배우는데, 참 어렵다. 머리로는 몸에 힘을 빼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몸이 그렇게 안 된다. 학교 교육이 그렇다. 머리로만 배우기 때문에 막상 취직해 현장에 투입되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또한 요즘처럼 기술의 변화가 심할 때는 더욱 그렇다. 회사에 들어오면 머리로만 알던 일을 손과 몸에 익히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학교 교육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실무 교육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교수님은 기술과 인문학의 융합 교육에도 관심이 많고 실제 융합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인문‧사회 계열 학생 대상의 수업이 있는데, ‘앞으로 2년 후, 5년 후의 스마트폰은 어떤 모습일까’를 예측해 스마트폰에 필요한 성능과 기능에 대한 유저 시나리오를 상상하고 발표하고 토의하는 수업이다. 기업에서 제법 쓸 만한 아이디어가 여럿 나왔다.”

문과생들에게 엔지니어링을 가르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삼성전자에서도 시도한 적은 있다. 하지만 문과생들은 수학, 물리 등에 대한 기초가 약해 엔지니어링 교육을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반대로 이과생들은 문과 교육을 받는데 더 수월하다. 개인적 의견으로는 고등학교 때부터 문이과를 분리해 벽을 쌓아 가르칠 필요가 있나 싶다. 이과 교육을 먼저 시킨 뒤 개인의 소양과 희망에 따라 문이과로 분리하는 게 낫다고 본다.”

사실 반도체 등 첨단 전자산업이 우리나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봤을 때 기간산업이라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공대는 의대 등에 비해 인기가 떨어진다.

“‘70, 80세 까지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엔지니어를 선뜻 선택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젊은 엔지니어들이 새로운 기술로 무장 하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경쟁이 어려워진다. 계속해서 일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이에 비해 의사는 나이 들수록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오래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부모라면 자녀가 공부 잘하면 이왕이면 의대에 가기를 원하는 것이 인지상정일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AI) 시대가 되면서 미래의 의사도 불안 하긴 마찬가지 이다.”

모교에 돌아가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예전과 다른 점이 있나.

“내가 학교 다니던 시절에 비하면 학생들이 정말 성실하고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것은 사실이다. 주어진 과제는 정말 잘한다. 그런데 수동적이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스스로 나서서 무언가 일을 벌이는 능동적인 모습이 잘 안 보인다. 기업에 있을 때도 신입사원을 면접하면 학업 외에 동아리나 인턴 경험을 주로 물어봤다. 사실 학과 성적은 A+나 B+나 성실성의 차이이지 실력 차이는 아니라고 본다. 어차피 회사에 들어오면 다 새로 가르쳐야 하니까. 중요한 건 문제 해결 능력이다. 그저 시키는 일만 열심히 하는 인재는 매력이 없다. 무엇이라도 스스로 시도하고 ‘이건 어떻습니까’라고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좋은 인재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나라 교육이 좀 더 깊게 고민을 해야 한다.”

‘월드 퍼스트’가 아니라 ‘월드 베스트’를

한 때 ‘융복합’이 유행이었는데.

“대학에 와서 동양철학 등 인문학 교수님들과 교류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인문학에 관심이 생기고 융합 교육에 대한 시도를 계속 하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지금 우리나라의 융합은 A+B의 형태인데, A+b의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 T자형의 인재교육이 바람직하다. 융합교육 과정이 있지만, 교수나 외부전문가들이 자기 분야 이야기만 한다. 화학적 결합이 되지 않는다.”

교수님이 생각하는 창의, 창조란 무엇 인가.

“대학원에서 ‘인문과 기술’ 과목 수업을 맡고 있다. 미술도 혁신은 모방에서 출발한 경우가 많다. 마네와 모네가 인상파 화가의 시작인데, 마네가 그린 ‘풀밭 위의 점심 식사’라는 작품을 모네가 따라 그렸다. 제목도 같다. 그런데 비슷하면서도 완전히 다르다. 고흐는 밀레의 작품을 좋아해 ‘씨 뿌리는 사람’이라는 작품을 열심히 따라 그렸다. 베낀 그림이지만 고흐의 작품은 작풍이나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피카소도 세잔을 좋아해 세잔의 그림을 따라 그렸다. 그러다 피카소는 입체주의로 발전했다. 모방에서 출발하지만 완전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 이걸 창의적이라고 하는 것이다. 기술의 혁신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이야기이다. 애플이 아이팟, 아이폰, 아이워치에 적용해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창조는 Re-inventing이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이를 실천하고 사업으로 성공 시켰다.”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식사'(왼쪽)와 모네의 ‘풀밭 위의 점심식사'(오른쪽)

밀레의 ‘씨 뿌리는 사람'(왼쪽)과 고흐의 ‘씨 뿌리는 사람'(오른쪽)

교수님은 ‘월드 퍼스트’가 아니라 ‘월드 베스트’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시는데.

“MP3 플레이어는 디지털캐스트라는 한국 회사가 세계 최초로 만들었고, 스마트폰은 IBM이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 애플이 만든 제품 중에 세계 최초는 하나도 없다. 항상 모방에서 시작해 창의적인 것을 만들어 시장을 재패해왔다. 최근 사례를 보면 스마트워치도 애플이 ‘월드 퍼스트’는 아니었지만 시장을 장악하지 않았나. ‘세계 최초’에 집착 할 필요는 없다. ‘월드 퍼스트’가 아니라 ‘월드 베스트’, 그리고 맨 마지막에 시장을 석권하는 ‘월드 모스트’가 돼야 한다. 퍼스트 무버는 월드 퍼스트가 아니고 시장에서의 승자이다.”

한국은 제조업 강국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창의적인 기술 제품을 얼마나 만들어 내느냐가 관건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제언하실 말씀은.

“결국은 교육이다. 초중고부터 대학까지 연결되는 교육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제는 암기식 교육을 바꿀 때가 지났다. 만들어 보고 실수하고 실패하게 해야 한다. 앞에서 말을 했지만, 머리와 가슴과 손발이 다 움직여야 한다. 그리고 창의성 교육을 어렵게 생각하는데 그렇게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계속해서 새로운 걸 접하게 하면 된다. 그러면 고민을 하게 된다. 생각하는 힘이 경쟁력이다. 어릴 때부터 미술관이나 박물관, 전시회에 직접 가서 무슨 생각을 갖고 이걸 그렸을까, 이걸 만들었을까 질문도 던져보고, 설명도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든다. 그럼 자연스럽게 의문을 갖게 된다. 질문(Why)을 만드는 것이 창조다. 기업도 현재의 조직 문화를 진단하고 변화를 고민해야 한다. 기업에서의 창의력은 유연성에서 나온다. 자기가 할 일을 스스로 정하고 자기가 책임지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새로운 제안도 마음 놓고 할 수 있게 하고 받아들여지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윗분’들 생각부터 바뀌어야 한다.”


석박사 과정 엔지니어들을 대상으로 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인문과 기술’ 강의


김용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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